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임신14주] 우리에게 온 지 100일 :)

With Momo/Welcome to 엄마뱃속

by Egg_0914 2020. 8. 30. 23:11

본문

 

모모가 우리에게 찾아온 지 100일이 된 날이다. 그리고 180일이 남았다.

 

사실 100일이 됐다고 해서 특별할 것 없이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뭔가 100일된 날이라고 하니, 조금은 감회가 새롭긴 하다.

여전히 잘 커주고 있을 우리 모모가 궁금하기도 하고 ^^

 

특별하지 않은 날도 특별하게 생각하면 특별해지듯

모모가 우리에게 온 지 100일째 되는 오늘

그동안 100일간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느꼈던 변화라든지,

어떻게 시간들을 보내왔는지 짧은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난임병원 첫 상담 그리고 규칙적인 식사시간

100일 전 그러니까 처음 난임병원을 찾아 상담을 했을 때.

우리는 최대 2번의 시험관시술을 해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고서 시험관시술을 시작했었다.

원래 계획이었다면 5월에 한국에 와서 8월쯤에 영국으로 다시 돌아갈 계획이었으니까.

시작하면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지나치지 않도록 몸에 좋을만한 음식들을 먹고, 임신을 위한 준비를 했다.

더불어 시간맞춰 약 복용, 배 주사...약을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찾아온 규칙적인 식사시간과 식단.

이런 것이 아무래도 한 몫 하는게 아니였을까 싶다.

 

 반가운 아기천사

예상했던 2차까지 시도하지 않아도 되도록 모모는 시험관아기 1차에서 그렇게 우리에게 찾아와 주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언제까지나 기뻐할수만은 없을만큼 임신극초기는 아주 조심스러웠고, 2차 피검사를 하고 나서야 

-사실 나는 그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알리기가 조심스럽긴 했지만- 사람들에게 조금씩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맘때쯤부터 시작한 280days어플. 그때 생긴 우리 아가 태명 모모.

 

2차피검사까지 하면서 착상이 잘 됐다는 결과로 받아들이고 난황확인과 아기의 심장소리듣고,

그 다음 아주아주 작은 모모를 보았을때야 비로소 더 안심이 되었지만,

100%안심을 할 수 있을때는 아마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 

 

 

 

 

 

매주 만나는 기쁨과 매일 생각나는 모모 + 민감해지는 시기

주수가 길어질수록 일주일에 한번씩 초음파를 보면 안심이 되다가도 병원을 벗어나면

작은것도 민감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매일매일 어플과 인터넷 카페를 통해 그 시기에 나타나는 변화라던지 증상들을 확인하던 나.

작은 것에도 민감해지다 보니 고스란히 남편에게 아쉽거나, 짜증을 내기도 했었다.

작은 실수를 용납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모모를 위한것이라고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마음이 옹졸해져서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들만을 하려고 노력했던 건 아니였는지 되돌아보는 시간도 있었다.

 

입덧은 skip?

입덧이 시작될 시기에 나는 특별한 입덧 없이 무난하게 넘어간 듯 하다.

못 먹을만큼의 음식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엄청 먹게되는 음식도 역시 없었다.

가끔씩 생각나는 불쑥불쑥 생각나는 음식들이 있었지만, 그것이 과연 입덧인가 싶을 정도라서.

조금은 먹기가 편했던 음식들이라면 김밥이나, 샌드위치정도?

사실 이 두가지는 그나마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음식이라는 생각에 먹기도 편하고 부담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걱정 많았던 빈혈과 산전검사(피검사) 결과

빈혈수치가 시험관아기 시작전보다 점점 떨어지는 결과를 보았다. 분명 영양제에 철분이 함유된 걸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타나니 조금은 의아했고, 빈혈뿐 아니라 간수치와 갑상선수치, A형간염 항체 결과도 좋지 않았다.

한 번 더 해 본 피검사로 갑상선수치는 좋아졌지만,

간수치는 다른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해보았고, 빈혈은 철분제를 추가로 더 복용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이때가 가장 멘탈이 흔들렸던 시기였다. 모모가 잘못되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과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생각지 못했던 결과들을 보니 그럴수밖에, 하지만 빈혈을 점점 좋아지고 있고, 간수치도 정밀검사하면서 괜찮은 결과를 받았다.

 

소통의 어려움

예민해진 탓인지, 한동안은 소통의 어려움을 느꼈던 시기가 찾아왔다.

언제나 임신한 나를 더 많이 생각해주고, 내 위주로 많은 것들을 맞춰주려고 하는 남편의 마음에 너무 무신경했다.

예민해졌단 이유로, 감정기복이 생긴다는 이유로 더 부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말들을 하면서 남편을 대했다.

다툼은 때로 나의 단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남편 뿐 아니라, 함께 지내는 시부모님과도 조금의 소통의 어려움을 느꼈다. 지내는 곳이 시댁이여서가 결코 아니다.

함께 지내다보면 늘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되고, 

또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큰 의미없는 한마디로 인해 내가 상처받을 이유도 없다는 걸 알게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한다는 것도.

 

계획했던 태교는 안녕~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람들은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었고,

어느 지역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 외출하기가 꺼려지는 시대에 살고있다.

지금의 시대에 나는 임산부가 되었고, 뱃속의 모모는 잘 크겠지만, 엄마가 생각하고 꿈꾼(?) 태교들은

사실 안녕을 고해야하는 듯 하다.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이라는 핑계(?)로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나름대로의 태교를 했었는데,

안정기가 되면 정말 많이 돌아다니면서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그런 계획들이 사실 쉽게 되지 않고있다.

가장 먼저는 원데이클래스를 좋아해서 안정기때부터 원데이 클래스도 다니고, 가능하면 운동도 하고,

미술관이나 작품전시회도 보러 가고, 베이비페어같은 곳도 가려고 했는데...

이런것들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또 찾아서 해야한다. 조금은 지쳤다.

사실, 나는 계획적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태교를 계획적으로 집에서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 나름대로 다시금 꾸준하게 즐겁게 태교를 해보려고 한다.

 

 

 

 

 

마음을 얻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 글을 어디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하루에도 수백번 수만번씩 변하는 사람의 마음을 누군가의 마음에 얻게 하기란 생각해봐도 어려운 일이다.

시험관아기를 시작하고 한동안 내 마음은 모모에게 참 많이 가 있었다. 그런데 조금씩 편해지고 익숙해지다보니

모모에 대한 마음보다 인터넷이나 넷플릭스 이런것에 마음이 쉽게 빼앗겨 버린 것 같다. 

사실 태교일기를 쓰지 않은지가 조금 되었다.

모모를 위해서 재미있는 걸 찾아보고, 좋은생각을 할 수 있을만한 것을 찾아서 본다고 하지만, 어느새 처음의

마음을 벗어나 그냥 무언가를 보는 것에 열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으니 말이다.

 

모모에게만 100% 모든 마음을 쏟는 것 역시 좋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내 생각은 모모가 아니라, 모모를 우리부부에게 준 그분에게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 속 모모는 말이 없는 아이였지만, 굳이 모모가 말을 하지 않아도 그에게 찾아온 사람들은 고민을 스스로 해결하고 갔기 때문에 모모는 말을 하지 않았다. 모모가 해결해 준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있으면 사람들은 저절로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을 하면서 지혜를 얻고 결국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 속 모모처럼 우리에게 찾아온 모모도 그러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리고 벌써부터 엄마가 그렇게 모모와 함께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되고, 해결책들을 발견하는 것 같다.

 

100일전에 찾아와서 100일동안 무럭무럭 잘 자라줘서 고마워.


2020.08.30.SUN

임신 100일째(14주2일)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